The Witcher 리메이크는 2022년에 발표되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시 일정이나 게임플레이 영상은커녕, 유저들에게 보여줄 만한 구체적인 결과물조차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많은 팬들이 이러한 침묵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순한 규모나 예산 문제를 넘어선, 매우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Artur Ganszyniec은 오리지널 Witcher와 Witcher 2의 디자이너로, 최근 폴란드 매체 Chip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의 핵심을 짚었습니다. 그의 발언은 2007년의 짜임새 있는 스크립트 기반 RPG를 현대적인 오픈 월드로 구현하는 것이 단순히 그래픽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게임의 구조를 밑바닥부터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작업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Reigns: The Witcher의 팬들이라면 Witcher 세계관의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페이싱과 유저의 선택에 의존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오픈 월드에서 오리지널 게임의 설계가 무너지는 이유
2007년에 출시된 The Witcher 1은 개발자가 유저의 위치를 항상 파악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전제하에 설계되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는 게임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미칩니다. 스크립트 이벤트는 특정 트리거에서 작동하고, NPC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등장합니다. Alvin처럼 게임의 핵심 플롯과 Geralt의 복잡한 관계에 중요한 NPC들은 유저가 언제 어디에 도달할지 개발자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었기에 정확한 위치에 배치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픈 월드에서는 이러한 통제가 완전히 불가능해집니다.
"The Witcher 1에서는 유저가 특정 순간에 어디에 있을지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많은 것들이 가능했습니다."라고 Ganszyniec은 말합니다. "우리는 트리거를 설정해 컷신을 실행하거나, 들판과 마을 사이에 Alvin을 배치할 수 있었죠. 하지만 오픈 월드에서는 이 모든 것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결코 작은 과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모든 스크립트 시퀀스, NPC 배치, 그리고 특정 접근 방식을 가정했던 모든 퍼즐들이 이제는 유저가 어느 방향에서, 어떤 레벨로, 어떤 콘텐츠를 완료하거나 건너뛰었는지와 상관없이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메이크를 담당하는 Fool's Theory의 개발진은 단순히 비주얼을 다듬는 것을 넘어, 게임의 전체적인 로직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입니다.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배'에 관한 질문
Ganszyniec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었습니다. The Witcher 1의 5막에서 Lake Vizima 주변으로 액션이 집중되는 이유는 유저가 정해진 이벤트 시퀀스를 따라 그곳으로 자연스럽게 유도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픈 월드에서는 이러한 유도 장치가 사라집니다.
"5막에서 Lake Vizima 맵의 모든 요소가 맞아떨어질 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이게 오픈 월드라면, 배를 탈 수 있지 않을까?'"라고 Ganszyniec은 반문합니다. "Vizima 외곽에서 배를 타고 곧장 저택으로 향하는 것을 무엇이 막을 수 있을까요? 유저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겠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머리가 하얗게 셀 노릇이죠."
이 질문 하나가 모든 긴장감을 대변합니다. 유저는 자유를 원하지만, 디자이너는 인과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형적인 게임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설계할 수 있지만, 오픈 월드에서는 유저가 선택하는 모든 지름길이 공들여 쌓아온 서사적 순간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습니다.
리메이크의 향후 일정에 미치는 영향
Fool's Theory는 결코 작은 스튜디오가 아닙니다. 2024년작 RPG The Thaumaturge를 통해 내러티브 중심의 설계 능력을 입증했으며, CD Projekt 역시 발표 이후 리메이크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해왔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능력만으로 Ganszyniec이 언급한 문제를 즉각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스크립트 기반의 복도식 RPG를 진정한 오픈 월드로 재구축한다는 것은, 사실상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원작의 스토리를 유지하면서도, 유저의 자유도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 레이어를 완전히 새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과물을 보여주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입니다.
4년 가까이 이어진 침묵은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이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방증일지도 모릅니다.
리메이크가 완성되기 전까지 Witcher 세계관을 좀 더 압축된 형태로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Reigns: The Witcher 가이드 모음을 확인해 보세요. Geralt의 세계를 선택 중심의 강렬한 시퀀스로 압축한 카드 게임 스핀오프입니다. 이는 이 프랜차이즈가 풀 RPG든 카드 게임이든 상관없이, 항상 유저의 선택이 주는 무게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왔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The Witcher 리메이크의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배를 선택 사항으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디자이너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Fool's Theory의 행보를 계속 지켜봅시다. 그들이 마침내 무언가를 보여줄 때, 그 기다림은 충분히 가치 있을 것입니다.








